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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 정의론이 인기 끄는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자각 때문" / 이종은(사회과학대학) 교수

“사회에 정의가 없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에 정의로운 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정의란 좋은 것과 나쁜 것, 또는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성원들 사이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논하는 것이다. 정의론이 인기를 끄는 건 (사람들이) 뭔가 우리 사회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은(67)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평생을 사회정의 연구에 바친 대표적 학자이다. ‘정치와 윤리(2010)’ ‘평등 자유 권리(2011)’ ‘정의에 대하여(2015)’를 펴낸 데 이어 최근 ‘사회 정의란 무엇인가’를 출간해 그의 ‘정의론’을 마무리했다. 5년 동안 2800여쪽에 이르는 4권의 책을 펴낸 것이다. 이 교수는 19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지론을 밝혔다.

“사회 정의는 산업혁명 이후 새롭게 나타난 개념이다. 남에게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책임져야 하는 것은 개인 간 정의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개인적 정의와 사회 정의를 혼용해 파악했다. 산업혁명 이후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사회 정의는 새롭게 대두된다. 하지만 파이가 커졌는데도 사회 정의는 제자리인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쓴 마이클 센델 하버드대 교수가 인기를 끈 것은 정의를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요즘 정의란 누군가 소외되거나 굶어죽으면 안 된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정의 수준에 대해 “선진국 기준으로 볼 때 과학기술이 엄청난 발전을 이뤘고 그 과실이 많다. 이 성과를 개개인에게 배려하는 것이 정의라고 볼 수 있다. 자유, 평등, 박애의 실천이 정의라고 본다면 나의 정의론은 박애에 좀더 가깝다고 할까. 우리의 경우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는 일이 아직 좀 멀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적인 배려 측면에서 많이 떨어진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영남이다 호남이다 하는 지역주의가 판치는 것도 결국 국가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그런 관념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정의 교육과 관련해 기성 세대의 행태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TV토론을 보면 자기 주장을 고집하면서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진보나 보수 할 것 없이 서로 토론할 자세가 안 되어 있다. 토론이란 자기 생각을 고칠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자기 주장을 남에게 설득해 성공하면 토론을 잘 했다고 하고, 자신이 궁지에 몰리면 잘못 했다고 하는 자세는 안 된다. 어른들이 이러니 어떻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시민교육이란 걸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시민교육을 잘하는 나라로 독일을 꼽을 수 있다. 독일의 시민교육이란 일종의 정치교육이다. 정치란 흔히 권력쟁취로 이해하기 쉬운데 여기서 말하는 정치교육이란 건전한 시민교육”이라고 강조한다. 이 교수는 우리 현실이 답답하다면서 “한국 사회가 인간다운 사회가 되게 하기 위해 평생 사회 정의의 본질과 공동선을 탐구해왔다”고 회고했다.

이 교수는 “우리도 이만큼 살게 되었으니 사회 전체의 정의를 생각해보고 국가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을 결부시키는 행동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정의를 항상 부르짖어도 식상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원문보기 :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5/06/19/20150619002832.html?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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