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인! 국민인!!
[2010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모른다고 하였다' 당선소감/권지현(국문학 86) 동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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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는 시의 본질을 구명하는 자리에서‘시는 존재의 개명(開明)’이라고 말했습니다. 완성된 시작품 자체의 내용뿐만 아니라 시를 이루어가는 과정이‘존재를 개명해 가는 행위’라고 할 수 있겠지요. [권지현] --------------------------------------------------------------------- [2010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권지현 '모른다고 하였다' 우루무치행 비행기가 연착되었다 비행기는 언제 올지 오지 않을지 비행기는 오지 않고 --------------------------------------------------------------------- [2010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심사평- 유종호·신경림 좋은 작품이 여러 편 눈에 띄었다. 권지현의 ‘모른다고 하였다’는 담담하고 소박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담담하고 소박하다고 해서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공항 여직원/ 가슴께에 걸린 얼굴 사진이 흐릿하게 지워져 있어/ 내가 갈 길마저 희미해 보였다”처럼 평이한 일상 속에서 삶의 결을 찾아내는 눈은 결코 예사로운 것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시는 시를 가지고 무슨 엄청난 것을 해보겠다는 허영심이 억지와 무리로 이어지면서 읽기 어려운 시가 범람하는 우리 시단을 향하여 던지는 새로운 질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낡지 않은 서정성과 균형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이 시의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지나치게 평범하다는 비판이 따를 수도 있겠지만, 주말부부의 쓸쓸한 삶의 단면을 그린 ‘냉동실’이며 박물관을 통하여 과거와 오늘을 대비시킨 ‘플래시’도 이 작자의 저력이 탄탄함을 말 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