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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국 오킨스전자 대표,'현실이 된 반도체 검사장비 국산화의 꿈' / (공과대학 금속공학과 81학번)
반도체 검사 부문 전후공정 모두 가능한 경쟁력 보유
삼성, LG, SK하이닉스 등 검사장비 국산화에 대한 전폭적 지원 때문에 가능
1998년 창업 이후 구조조정 전무.. "직원이 행복한 회사 만들고 싶다"
2020년 매출 2000억 목표…반도체·LED 테스트 사업 강화


일본 기업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반도체 검사장비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1987년부터 반도체 산업에서 외길을 걷고 있는 오킨스전자의 전진국(53) 대표다.

오는 24일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전 대표를 지난 10일 경기도 의왕시 본사에서 만났다. 전 대표는 “반도체 검사용 장비와 부품은 일본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횡포가 엄청났다”며 “이 때문에 이를 국산화해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일을 하다 보니 어느덧 지금의 오킨스전자를 일구게 됐다”고 회고했다.

당시 회사 설립 초기 일본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들의 견제는 도를 넘을 정도였다고 한다. 오킨스전자가 만들려는 핵심 품목인 소켓가격을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덤핑판매하는 등 그 횡포는 대단했다. 하지만 집요한 일본업체들의 압력도 ‘반도체 장비 국산화’에 대한 전 대표의 꿈을 꺾을 수는 없었다. 전 대표는 “납품처였던 삼성전자의 담당자가 상시 출입증을 끊어줄 정도로 반도체 검사장비에 대한 국산화 열망은 나뿐만 아니라 반도체 업계 전반에 퍼져있었다”고 회상했다.

전 대표는 국민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투르먼트(TI) 코리아에 입사해 개발팀장까지 오르면서 승승장구했다. 누가 봐도 안정적인 직장에서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소위 ‘잘 나가는’ 직장인이었지만 과감하게 창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전 대표가 창업을 한 시기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불어 닥친 1998년.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 창업 초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창업 멤버인 4명 외에 같이 일했던 경리 직원이 매출이 없어 세금계산서 한 장을 발행하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기도 했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전했다.

하지만 반도체 검사장비 국산화 1호 기업이라는 자부심과 창업멤버들의 노력, 고객사들의 지원으로 오킨스 전자는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창업 5년 만인 2004년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4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530억원의 매출 목표를 잡고 있다.

창업초기 운도 많이 따랐다고 한다. 전 대표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어렵다고들 말하지만 나는 운이 매우 좋은 사례”라고 전했다. 연매출이 불과 10억대에 불과했던 1999년 신용보증기금은 오킨스전자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5억원을 투자했고 신보의 투자가 매출 확대에 매우 도움이 됐다고 전 대표는 전했다.

지금도 산업은행, IBK캐피탈이 오킨스전자의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전 대표는 “회사를 믿고 투자해준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상장을 해야 한다고 결심했다”며 “또 회사가 더욱 성장하려면 자본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오킨스전자는 지난 2007년 상장을 준비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식시장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올해로 상장이 미뤄졌다.

그는 스스로 욕심이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지속해서 사업의 기회를 넓히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집무실 창문에 빼곡한 낙서는 그의 이런 성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전 대표는 “가끔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머리를 식히다가도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할 수 있도록 창문을 칠판 삼아 메모를 한다”며 쑥스러운 표정도 지었다.

그의 경영철학 중 가장 우선순위는 바로 ‘함께 간다’는 것이다. 전 대표는 “창업 이후 단 한 번도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4명으로 시작한 오킨스전자는 현재 157명의 임직원이 재직 중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인력을 채용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스란히 전해줬다. 전 대표는 “대기업처럼 채용공고를 내면 지원자가 없어 많이 몰리지는 않는다”며 “생산직군에 있는 직원 중 상당수는 파견형태로 고용하고 있지만 그들이 1년 후 정직원 신청을 하면 다 받아준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임직원들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을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도와주기도 한다. 전 대표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육성과정을 개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전문가 과정을 신청하면 해당 아이템을 사업화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을 넓히는 이유도 함께 하는 직원들의 미래를 생각하기 위해서라고 그는 전했다. 전 대표는 “사업의 기회를 넓혀야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며 “단순히 월급을 많이 주는 것이 노후대비가 아니라 노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육성과정도 이같은 그의 논리와 궤를 같이 한다. 직원들 스스로 계속해서 할 수 있는 일을 마련토록 하고 회사는 뒤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식이다. 일종의 사내 벤처기업인데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이같은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오킨스전자는 연구·개발(R&D)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4억5000만원을 R&D에 투자한 전 대표는 지난해에도 16억6000만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이미 상반기에만 11억3000만원을 R%D에 투자하는 등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속적인 R&D 투자 덕에 누적 특허만 200건이 넘는다.

전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원도 허투루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단기차입금 일부를 상환하고 주로 기술개발과 신시장 개척에 사용하는 등 매출·수익창출과 연계된 곳에만 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진국 오킨스전자 대표이사(왼쪽)가 회사직원과 함께 생산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오킨스전자 제공

특히 부품부터 시스템을 내재화 시켜 반도체 검사에 관해서는 전후공정 모두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최고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자체적인 후처리 기술로 경쟁사보다 높은 수율을 확보했고, 어떤 고객 요청에도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도 확보했다.

오킨스전자는 앞으로 발광다이오드(LED) 및 반도체 테스트 사업도 확대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출하량이 늘기 때문에 검사 장비 및 부품도 자연스럽게 생산량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들이 스마트폰, 태블릿PC용 등으로 세분화되면서 신규 테스트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도 실적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2020년 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올해보다 매출이 25%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전 대표는 “현재 위치까지 오르는 데에는 반도체 검사장비의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생산기업과 국내 중소금형업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전진국 오킨스전자 대표이사>

△1961년 충남 금산 출생 △고대부고 △국민대 금속공학과 △한양대 경영대학원 수료 △텍사스인스투르먼트코리아 개발팀장 △오킨스전자 대표이사 △모범납세자 경제부총리 표창(2008년) △제1회 의왕 상공대상(2012년)


전진국 오킨스전자 대표이사


 

원문보기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C61&newsid=01964726606319176&DCD=A00306&OutLnkChk=Y

출처 : 이데일리 | 2014.12.1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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