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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수 동문, 행정고시 5급 공채 합격 / (법과대학 04)

사진 왼쪽부터 김성배 법과대학 주임교수 (법대고시연구실 주임교수), 정광수 법과대학 04 동문, 표성수 법과대학장

인사혁신처가 지난 2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발표한 5급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옛 행정고시)에서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04학번 정광수 동문이 최종 합격했다.

올해 5급(행정) 공채시험에는 1만 103명이 응시해 전국 모집 272명, 지역모집 37명 등 총 309명이 최종 합격했다. 평균 경쟁률은 32.7대 1로 나타났다.

정광수 동문이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해 작성해 준 5급 공채 합격수기

면접위원님이 면접 보느라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를 하며 면접을 마칩니다. 면접위원의 모든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들으려고 면접 보는 동안 계속 노력했었는데, 이 순간만큼은 잘 들리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이야기였던 거 같습니다. 고생했다고. 대신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보여주신 미소만 눈에 들어왔고 저도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렇게 다소의 안도감으로 면접을 마쳤습니다. 오전 9시부터 유의사항 등 절차에 대해 안내를 받았고, 대기번호가 6번이라 오후 5시 40분까지 면접이 진행되어 이후 간단한 설문을 작성하고 과천을 나왔습니다.

이날을 위해 2차 합격자 발표가 난 다음날부터 바로 스터디를 잡고 1달간 집에서 신림동을 오갔습니다. 1차 합격자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합격의 기쁨은 짧고 걱정은 점점 커집니다. 직렬 특성상 3명 중 1명이 떨어지는 면접시험은 1차 시험과 2차 시험과 비교해서 말도 안 되게 높은 합격률이지만 정상 문턱에서 모든 것이 다시 수포로 될 수 있다는 중압감으로 인해 절로 한숨이 나왔고,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스터디에서의 면접 연습도 1차 시험이나 2차 시험처럼 단순히 통계에 의해 수치로 나타나는 석차가 아닌 발표나 토론을 통해 언어와 행동으로 바로바로 구성원과 비교되며 서로에게 피드백을 해주는 과정을 통해서 장점보다는 단점을 지적 받아 힘든 것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힘이 든다는 이야기는 단점을 잘 고쳐나가고 있다는 것과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올해 비록 졸업생의 신분이었지만 법과대학 고시연구실에 속해 있었던 저는 2차 합격자 발표가 지나고 1~2주 후에 법과대학 교수님들을 찾아갔습니다. 5급 공채 시험 면접에 참여하신 교수님도 여럿 계셨고 면접 과정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해주셨으며 힘을 실어주셨습니다. 또한 면접 시뮬레이션까지 해주셨고, 면접을 앞두고 감기까지 걸려 정신적으로 힘들 때 다시 교수님을 찾아가 의지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1차 시험이든 2차 시험이든 1점 정도의 차이로 합격과 인연이 없었습니다. 올해 다시 이 시험을 준비하고자 했을 때 학교 열람실에서 조금씩 공부를 하다 한 선배의 권유로 법과대학 고시연구실에 입실했습니다. 자기만의 좌석이 제공되고 환경 변화가 적은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1차 시험 점수가 괜찮은 편이어서 1차 시험이 있기 1달 전까지 2차 시험 취약과목을 계속해서 반복했고 1차 시험이 끝난 후 바로 2차 시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기본서와 사례집을 순서대로 읽었고 가끔씩 논문자료를 읽었습니다. 학원 강의를 들어볼까 고민했었지만 통학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 직렬 특성상 개설된 강좌가 적어 강의 대신 혼자 법과대학 고시연구실에서 계속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작년에 3순환 강의도 들어 법률과목만 답안 연습을 시험 1달 전에 조금씩 해나갔습니다.

5일 동안 이뤄지는 2차 시험은 다행히 학교와 집 근처인 고려대에서 시험이 시행됐고 각 과목마다 시험 전날과 당일 직전까지 각 과목의 전체 진도를 빠르게 훑어볼 수 있었습니다. 요약과 정리가 잘된 수험 서적을 이용하기도 했고, 그런 서적이 없으면 하루 정도에 다 볼 수 있도록 서브노트를 만들었습니다. 다시 봐야 할 중요한 판례나 암기할 것은 포스트잇으로 만들어 책상에 붙여놓아 공부했고, 시험 당일에는 이 포스트잇을 서브노트에 붙여 가져갔습니다. 2차 시험이 점차 다가오는 시점이든 2차 시험을 치루고 있었던 기간이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동안 이루어진 단순한 생활패턴과 리듬을 계속 유지했고, 고시연구실로 가는 도중 우연히 마주친 교수님께서 해주신 끝까지 버티라는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1차 시험이 끝나고 100일이 약간 넘게 주어진 2차 시험 준비기간 동안 평일이든 주말이든 고시연구실로 나와 공부했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평일에도 집에 일찍 들어가 쉬기도 했습니다.      

지난 1년, 아니 몇 개월간의 수험생활은 이렇게 1장 정도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한 생활을 이어나간 것이 5급 공채 보호직 합격에 큰 도움이 됐고, 법과대학 고시연구실에 자리를 마련하여 공부한 것도 다시 교수님들과 연이 되어 여러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리학교 교훈은 이교위가(以校爲家)입니다. 학교를 내 집과 같이 여기라는 뜻입니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공부했지만 결국에는 학교에서 공부하여 합격의 영광을 누리게 됐습니다. 5급 공채뿐만 아니라 어느 것을 준비하든 학교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선후배, 동기, 그리고 교수님을 찾아가 묻고 또 묻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해결하기에는 버거운 일들이 있습니다. 고민 말고 도움을 구하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길을 걸어도 혼자 걷는 길이 아닙니다. 좋은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여러 사람과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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