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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표성수 국민대 법대 학장 “‘법기술자’ 아니라 법의 영향을 고민하는 ‘법률가’ 돼야”/ (법학부) 교수

 

6형제 중 셋째로 경남 함양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 때였다. 그래도 부모는 자녀 공부를 위해 ‘무리해서’ 부산으로 이사를 갔다. 온 식구가 단칸방에서 지냈다. 중학교 3학년이 되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외를 시작했다. 대학에 들어가서도 학비는 과외로 충당했다. 고단함에 폐결핵까지 왔지만 하루 10∼12시간씩 꾸준히 책을 들여다봤다. 그렇게 독하게 공부해서 준비한 지 1년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 캠퍼스에서 만난 표성수(60·사진) 국민대 법대 학장의 이야기다.

검사를 택한 표 학장은 1980년부터 20년간 주로 형사부에서 일했다. 한 달에 많게는 600여건씩 형사 사건을 처리하는 와중에도 ‘가르치는 재미’를 잊지 못했다고 한다. 사법연수원과 법무연수원에서 3년간 법을 가르쳤다. 선배로서 겪어본 법조인의 삶,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법을 다뤄야 하는지 조언했다. “서로가 선생이자 제자였습니다. 내가 모르는 것들을 학생들에게 배우면서 수업마다 서로가 서로를 가르치는 시간이었죠.”

검사생활을 접은 뒤 2005년부터 국민대 법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2013년부터 법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인생설계와 진로’란 강의를 하고 있다. 첫 강의는 항상 자신이 좋아하는 시를 암송하라는 주문으로 시작한다. 표 학장은 “이른바 ‘사채왕 판사’와 ‘해결사 검사’ 같은 법조인의 일탈은 법의 기술에만 집착해서 자기 힘으로 모든 걸 이뤘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우리 학생들은 법 조항만 잘 아는 ‘법기술자’가 아니라 법을 통해 누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고민하는 ‘법률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표 학장은 주간 법학부, 야간 기업융합법학과, 법무대학원, 일반대학원 법학과로 구성된 국민대 법대를 한국 최고의 법과대학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기업융합법학과는 수능을 치르지 않아도 입학할 수 있다. 직장인을 위한 학과의 특성을 감안해 상당수 강의를 주말로 돌렸고, 오프라인 수업 참여가 어려운 이들을 고려해 동영상 강의도 마련돼 있다. 상법·회사법·세법·지식재산권법 등 기업 활동과 연계되는 커리큘럼을 짰다. 주간 법학과보다 필수 이수학점이 16학점 낮고, 졸업하면 법과대학을 마친 이에게 주어지는 법학사를 취득할 수 있다. 

표 학장은 “입학 직후 교수와 학생 간 1대 1 면담을 통해 법률과 관련한 희망 진로를 파악하고 이에 맞춘 수업과 교육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으로 학생의 55%가 장학금을 받았는데 이런 장학 혜택을 더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946772&code=111100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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