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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청년] “협력하여 선한 열매 이뤘어요” 쌍둥이가 교리 문답책 삽화 그려 출간 / 강지나(시각디자인학과 15)


쌍둥이 일러스트레이터 강한나(왼쪽) 강지나 자매가 지난 9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의 한 카페에서
앞으로의 비전을 소개하며 웃고 있다.

 

지난 9일 경기도 수원 영통구의 한 카페에 들어서자 두 청년 일러스트레이터가 색연필로 스케치한 그림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나님이 대가 없이 주시는 은혜’를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강한나) “온화한 미소를 짓는 아버지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림이 좋을 것 같아. 따뜻한 이미지 하단에 에베소서 4장 23절을 배치하면 더 어울리겠다.”(강지나)

베이지색과 분홍색 스웨터를 맞춰 입은 두 사람은 말투와 표정, 특유의 제스처까지 데칼코마니처럼 닮은 스물두 살 쌍둥이 자매였다. 이들은 최근 발간된 ‘내 손에 쏙,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마음지기)의 일러스트를 맡은 작가다. ‘교리는 들어봤는데 요리 문답은 뭐지. 교회에서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치나’란 웃지 못 할 체험을 해본 이들이 반가워할 만한 책이다. 동생 지나씨는 “어린이들에게 기독교 교리를 쉽게 가르치기 위해 만든 ‘소요리 문답’에 이해와 묵상을 돕는 예쁜 그림을 더하는 작업이었다”고 소개했다.

생애 첫 출판물을 공동으로 작업한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지나씨보다 2분 먼저 태어난 언니 한나씨가 입을 열었다. “기억이 남아 있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뭔가 함께 만드는 걸 좋아했어요. 집안 냉장고엔 지나와 제가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이 항상 붙어 있었죠. 학교 다닐 땐 선생님과 친구들의 특징을 살려 캐리커처를 그려주면서 인기스타가 되기도 했고요.”

여느 쌍둥이들처럼 경쟁도 성장과정의 중요한 일부였다. 한나씨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자매로 함께 자라면서 공부, 그림, 신앙까지 비교대상이 되곤 했다”면서 “솔직히 서로를 비교하며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었지만 긍정적 영향을 줄 때가 훨씬 더 많았다”며 웃었다. 초·중·고등학교 내내 등하굣길을 함께 하던 자매는 대학 진학때 처음으로 갈림길을 만났다. 하지만 같은 분야를 전공으로 택한 덕분에 유대감은 더 깊어졌다. 현재 한나씨는 홍익대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지나씨는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이다.

모태신앙을 갖고 성장해오며 ‘하나님이 주신 재능으로 쓰임 받게 해 달라’는 기도제목을 함께 품었던 쌍둥이 자매에게 지난해 8월 기회가 찾아왔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의 일러스트 작업 의뢰를 받은 것. ‘협력하여 선한 열매를 맺겠다’고 다짐하며 작업에 돌입했다. 107개의 문답에 각각 잘 어울릴만한 상황들을 구상하고 색연필로 스케치한 이미지에 상황별로 분위기를 입혔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했던 작업은 이내 위기를 맞았다. 학과 특성상 학기가 시작되자 전공과목마다 실기과제가 쏟아졌다. 초반엔 하루에 한두 장면 정도 완성하던 일러스트 작업은 며칠 동안 한 장면을 채 완성하지 못할 정도로 속도가 더뎌졌다.

지나씨는 “며칠 밤을 새면서 과제를 마친 뒤 일러스트 작업까지 하려다보니 힘에 부치고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나오기 일쑤였다”며 “언니가 기도로 마음을 다잡아주지 않았다면 중도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그림을 나눠 그리던 작업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었던 한나씨가 그림을 그리고 지나씨는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보정한 뒤 마무리하는 작업을 맡았다. 그렇게 6개월여 동안 한 장씩 쌓아올린 그림들은 지난달 초 한 권의 책으로 열매를 맺었다. 자매는 “작업을 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서는 물론 크리스천으로서도 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모태신앙인으로 살아왔는데도 친구들이 ‘천국은 어떻게 가느냐’ ‘왜 악인이 성공하느냐’고 물어보면 적당히 피해가려는 저를 보면서 부끄러웠는데 이제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도 선물하면서요.(웃음)”(강지나)

이제 막 처녀작을 출간한 새내기 일러스트레이터지만 포부와 비전만큼은 베테랑 못지않았다.

“이번 기회로 하나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달란트를 활용해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둘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을 해냈으니 앞으로 두 배 더 은혜로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머리를 모아봐야죠.”(강한나)

원문보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696795&code=2311132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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