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디저털타임스] 예금 전액 보장 안된다/김종민(경제학과)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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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저축은행 부실을 둘러싸고 연일 터저 나오는 각종 뉴스들을 살펴보면 가히 모럴 해저드의 백과사전적 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저축은행이 4조 5000억대의 고객 예금을 빼돌렸으며, 분식회계를 통해 대주주와 경영진에게 수 백억원대의 연봉과 배당금을 챙겨주었고, 이를 감독하여야 하는 금감원 출신 감사들까지 불법에 적극 가담하거나 감시자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특히 영업정지 전 친인척과 VIP 고객의 예금을 일반고객 몰래 특혜 인출해 주었다는 소식에 이르러서는 벌어진 입을 다물 길이 없다. 이번 사태는 어느 한 군데의 부실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기 보다는 어느 한 군데도 제대로 된 모습을 찾을 길 없는 총체적 난국의 결정판이 아닐 수 없다.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란 19세기 이후 보험회사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로 처음에는 사기가 비도덕적 행위를 일컫는데 주로 사용되었던 것을 알려지고 있다. 보험 사기와 같이 비도덕적이고 파렴치한 경우를 칭하는데 사용된 용어라는 것이다. 도덕적 행위를 이러한 용례로 사용하는 것에 한정한다면 이번 저축은행의 사태는 비도덕적 사기 행위로써의 도덕적 해이의 교과서적 사례라 할 만하다. 은행이 재무제표를 조작하여 수 년간 수 백억원대의 배당금을 대주주에게 지급한 것이나 조작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자기자본 비율을 부풀려 선량한 투자자들과 예금주들을 기만하여 후순위채를 안전한 자산인양 속여 판매하고 우량은행에 저축하는 것으로 믿게끔 만든 행위들은 비도덕적인 행위를 넘어 범죄이며 도덕적 해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파렴치한 행위의 전형이다. 이러한 은행의 행태는 대주주와 경영진들이 소액투자자와 예금주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데 급급하였다는 점에서 일말의 도덕성과 윤리의식 마저도 결여된 자본주의의 타락한 모습, 천민자본주의 (Pariakapitalismus) 그대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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