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 기억을 더듬어 가다보면 폐철길 곳곳 흔적들이 말 걸어온다 / 김용진(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겸임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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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역은 2015년부터 고속철도가 흥해 신 포항역으로 들러오면서 그 기능도 함께 옮겨졌고, 97년간 유지했던 완행열차 종착역의 역사를 마감했다. 짧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포항역은 사람들의 일상과 연결되지 못한 채 이제는 굳이 기억해내야 하는 공간이 되었다.
△ 공간의 한계를 독특한 구성과 연출로 극복한 도심공원
△ 갈림길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이야기들
△ 지극히 인공적인 공간에서 발현되는 자연스러움
김용진 작가 경북문인협회 회원, 디자인학 박사 출처: http://www.h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60875 |




기차는 우리를 묘한 감정에 빠져들게 한다. 기차는 여전히 우리의 일상을 달리고 있지만 마치 과거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과거 경험했던 정서적 요소와 혼재되어 어릴 적 추억에 머물러있게 한다. 우리 추억 속 기차의 풍경은 흑백필름처럼 아련하다. 증기기관차가 꽥 소리를 내며 들판을 가로질러 들어오면 이삭 줍던 아이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어 허연 연기가 소실점이 될 때까지 시선을 놓지 않았다. 완행열차는 덜컹거리고 느릿느릿 움직여도 오감으로 느끼는 즐거움이었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을 만큼 조망의 여유로움이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게 했다. 서로 다른 사투리가 뒤섞여 목청이 높아져도, 여기에 함께 탄 가축의 소리까지 합세해 객차 안이 시장 통이 되어도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던 것이 객차에서의 불문율로 통했다. 음질이 엉망인 스피커에서 “잠시 후 이 열차는 종착역인 포항역에 도착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올 때면 왠지 모르게 가슴 두근거리게 했던 설렘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