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차이나 인사이트] 북한의 개혁·개방엔 꽃길만 놓인 게 아니다 / 은종학(중국학부)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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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험에서 본 북한 개혁·개방의 난제 북한이 ‘개혁·개방’을 공식 선포한 것도 아니건만 적잖은 사람들이 그에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경험을 되짚어보면 개혁·개방이 걷기 좋은 꽃길만은 아니었음은 분명하다.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에 들어선다 하더라도 그를 밀고 나가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 풀어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 어려움을 미리 생각하는 건 현재의 흥을 깨고 비관론을 키우기 위함이 아니다. 미래의 도전을 잘 준비하고, 현재의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해 남북한 모두 숙고할 문제 몇 가지를 꼽아본다. 핵 개발 성공한 북한 세습 정권이 피까지 부르는 개혁 부작용에도 개혁·개방은 확신과 집념, 인내력이 있는 지도자를 요구한다. 그래야 굴곡진 변화에 안정감과 지속성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의 ‘대약진(1958~60년)’으로 피폐해진 중국경제를 추스르는 역할을 맡아 60년대 초 개혁·개방의 일각을 실험했다. 하지만 이내 ‘자본주의의 길을 걷는 자’로 낙인 찍혀 자리에서 쫓겨났다. 이후 중국이 ‘문화대혁명’으로 동란의 10년(1966~76년)을 보내고 그 소용돌이가 멎을 때쯤 다시 등장해 개혁·개방(78년)을 시작했다. 지도자에겐 그런 오뚝이 고집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덩샤오핑은 마오쩌둥 시대의 청산과 더불어 개혁·개방을 추구했다. ‘공(功) 70%, 과(過) 30%’로 정리해 마오쩌둥에 대한 숭배를 중단시켰다. 한데 이 같은 과거와의 절연이 과연 세습 독재 북한에서도 실천될 수 있을까? 실패와 반성의 반석 위에서 개혁·개방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핵과 미사일의 성공적 개발을 통해 국제적 협상력을 높이고 경제개발에까지 나설 정도로 ‘지난 시절을 위대하게 이끌어온’ 지도자가 과연 그 과거와 절연을 해낼까? 은종학 국민대 중국학부 교수
원문보기 : https://news.joins.com/article/230462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