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경주 문화권 답사의 길라잡이 / 국사학과

2004년 04월 16일 (금) 17:14


우리 역사문화의 갈래를 찾아서-경주문화권/국민대학교 국사학과 지음/역사공간/376쪽/1만5000원


‘발로 뛴 책’이란 이런 책을 지칭하는 말이다. 경주와 북부(포항·영천), 서부(청도·경산), 남부(울산)로 ‘경주문화권’을 설정하고 숱한 유물과 유적들을 상세히 해설한 뒤 그것들이 속한 문화권의 역사지리적 조건과 특징까지 밝히고 있는 이 책은, 이 지역을 찾는 문화유산 답사객들을 위한 훌륭한 지침서인 동시에 하나의 ‘경주 통사(通史)’이기도 하다.


어떻게 이런 책이 나왔는가? 이것은 놀랍게도 한 학교 일개 ‘학과’의 학생들이 30년에 걸쳐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내놓은 책이다. 답사과목을 아예 전공필수로 채택한 국민대 국사학과는 전국을 16개의 ‘문화권’으로 구분해 ‘역사문화유적 총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책은 작년에 나온 ‘안동문화권’에 이어 그 두 번째다. 자료수집은 물론 사진 대부분의 촬영을 답사에 참여한 학과 구성원들이 맡았다.







무척 친절하다. 곳곳에 적절하게 편집된 ‘신라왕계도’ ‘석탑 양식과 용어’ ‘불국사의 가람 배치’ 등은 이 책을 들고 탑이나 불상 앞에 선 사람이 더 이상 고개를 갸우뚱거릴 필요가 없게 해 준다. 이 배려는 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이어진다. 왜 경주는 신라가 영토를 확장한 이후에도 계속 신라의 도읍으로 남아 있었던 것일까. 그 해답은 경주문화권이 자기완결적인 사회경제 기반을 갖춘 위에 ‘불국토(佛國土)’의 구현이라는 이상이 겹쳐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유석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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