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발레리노 모처럼 조명받네 - 돈키호테
발레리노 모처럼 조명받네


[한겨레] 희극발레 ‘돈키호테’ 올해 국내에서 소개된 발레는 대개 발레리나만 부각되는 작품이었다. 모처럼 발레리노의 기교와 힘을 맛볼 수 있는 경쾌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6~17일 서울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 오르는 <돈키호테>다.
<돈키호테>는 애초 바가노바 발레학교(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리우스 프티파에 의해 안무(1869년)된 5막의 대작인데 1900년 모스크바에서 알렉산더 고르스키에 의해 더 짧고 화려하게 극적, 음악적 각색이 되면서 희극 발레의 전형으로 한층 발돋움했다. 특히 <백조의 호수>에서도 가장 많은 박수를 사는 대목이 2막의 스페인 춤일 만큼 화려하고 정렬적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을 스페인 군무 등이 극을 이끈다.

원작과 달리 돈키호테는 극의 흐름을 도울 뿐 주인공은 여관집 딸 키트리와 그를 사랑하는 가난한 이발사 바질이다. 하지만 키트리의 아버지(로렌조)는 결혼을 반대하고 아둔한 귀족인 가마슈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바질이 우스꽝스런 자살극을 벌여 결혼 승낙을 받고 가마슈도, 한때 환상 속 연인으로 키트리를 착각했던 돈키호테도 축복하는 신나는 결혼식이 펼쳐진다.

특히 3막의 결혼식에서 키트리와 바질의 환상적인 2인무가 또 다른 압권인 이번 작품은 발레와 연극을 결합한 발레 시어터 개념으로 재안무되어 더욱 볼거리가 풍성해질 것 같다. 문영 국민대 무용전공 교수의 연출 아래, 러시아 주요 극장의 주역무용수, 광주시립무용단 등이 산학 협동 방식으로 만든다. 1만~2만원. (02)2263-4680.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 한겨레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