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취미가 평생직업으로…''걸어다니는 미술사전''
[세계일보 2005-03-10 20:18]


“자기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의 자료들은 하찮은 기록으로 보일지라도 소신을 가지고 수집해야 전문성을 갖출 수 있습니다.”

10일 오후 2시 국민대 본부관 학술회의장에서 ‘나의 인생과 미술’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한 김달진(50·사진) ‘김달진미술연구소’ 소장은 참석한 이 학교 학생 260여명에게 한 우물을 파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김 소장이 본인의 경험담을 소개하기 때문인지 진지한 태도로 강의를 들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기념우표가 나온다고 하면 남보다 먼저 우체국에 달려가 구입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각종 잡지에 소개된 미술 관련 자료들을 보이는 대로 모았습니다.”

미술계에 입문하게 된 동기에 대해 김 소장은 어릴 적 단순한 취미가 천직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미술계로 나아가겠다는 생각에 고등학교 재학 때부터 모았던 방대한 자료를 이력서에 적어 여러 관련 기관에 보내 자신을 알린 일들이 제일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김 소장은 고교 졸업 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당을 받고 일하다 정식 직원으로 발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다고 한다.

“매주 금요일이면 허름한 가방을 들고 인사동의 골목을 누비면서 각종 전시회 팸플릿 등을 수집해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전문성을 인정받아 새로 신설된 자료실에서 일하게 됐죠.”

미술인들과 애호가들에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2001년 12월 연구소를 개설한 김 소장은 ‘걸어다니는 미술사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미술자료수집가로 외곬 인생을 살아온 그는 2002년 1월 월간 ‘서울아트가이드’를 창간했으며, 요즘은 외국인도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스포츠 신문 등을 포함한 20여 종류의 일간지를 탐독해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는 ‘달진닷컴’의 조회 수도 미술 분야에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남창룡 기자 nc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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