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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박다안, "'첼로'가 연주하는 공포에 중독됐다"


연극 출연하며 허리디스크 얻어 배우생명 위기 겪어

드물지만 눈동자로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다. 연륜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신인배우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다음달 개봉을 앞둔 영화 '첼로'(감독 이우철)를 통해 데뷔를 기다리고 있는 신인 박다안(22)의 눈은 특별하다. 여기저기로 향하는 눈동자 속에는 배우로 첫 발을 내딛는 신인배우의 신선함은 물론 단단한 열정도 깃들어있다.

박다안은 '홍미주 일가 살인사건'이란 부제가 붙은 영화 '첼로'에서 미스터리한 인물 김태연을 연기했다. 성현아가 맡은 홍미주와는 대학 동기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역할이다. 심성이 곱고 촉망받는 첼리스트인데다 실력까지 겸비한 인물이다.

첫 출연작에서 주연을 따낸 박다안은 이 영화를 준비하며 "일부러 참고할 만한 공포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했다. "남의 연기를 본 뒤 모방하면 잘 표현할 수도 있지만 나만의 태연(배역)을 만들고 싶었다"는 욕심에서다. 첫 영화 출연작의 장르가 공포인 것에 부담도 컷겠지만 "호러 연기라고 해서 다른 연기와 구분되는 것은 없다"라며 다부지게 말한다. 또 "공포 연기를 하는데 특정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장과 현실을 동일시하면 공포 연기를 펼치는 상황이 무섭겠지만 구분지어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막상 현장에 나서면 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걸 보고 배우란 직업을 '천직'이라 느낄 정도라고 한다.

박다안은 이번 영화를 제작한 튜브픽쳐스와 영화 3편 연속계약을 맺었다. 오디션을 통해 첫 대면한 제작사 측에서 박다안의 매력을 알아보고 비중있는 역할 출연을 약속한 것.연극 '가을 소나타' 열연 후 허리디스트 앓아올해 국민대학교 연극영화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그가 지금에서야 영화를 통해 정통연기를 펼치는 데는 나름대로의 아픔이 있었다.지난 2002년 연극 '가을 소나타'에서 소아마비 장애인 헬레나 역을 맡은 후 무려 3개월 동안 연습에 매진하는 바람에 허리디스크를 앓기도 했다. 6개월동안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고, 지팡이를 집지 않고서는 걸을 수조차 없었다. "계속 치료를 받으며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꿈도 멀어져갔다. 1분이 1년처럼 느껴졌고 한 달사이 5kg이 빠져 고통스러웠지만, 돌이켜보면 시간이 약이 됐다."

KCM '일기장', 박상민 '눈물 잔' 뮤비로 인기얻어

고교시절 연극반 활동으로 '전국 청소년 연극제'와 '동국 청소년 연극제'에서 2년연속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일찌감치 연기력을 인정받은 박다안에게 6개월의 시간은 아팠지만, 그의 말처럼 '약'이 됐다. 그 뒤 '작은 아씨들'로 또 다시 연극무대에 섰고 가수 KCM의 '일기장'과 박상민의 '눈물 잔' 뮤직비디오를 통해 매력을 선보여 박다안이란 이름을 알렸다.

박다안은 "배우의 욕망은 무대 위에 섰을 때 비로소 행복한 것"이라 말했다. 자신을 움직일 수조차 없게만든 연극이었지만, 몸이 낫자마자 찾은 무대 또한 연극이다. "무대 위의 박수갈채에 중독되는 것 같다"는 박다안의 다부진 말 때문이라도 그의 첫 영화 출연작 '첼로'는 더욱 기대를 모은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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