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그때 그들의 삶 문학서 표지 속의 풍경들/조현신(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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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산수화에서 산수는 자연 그대로의 산과 물이 아닌, 인간이 도달하고픈 도의 경지를 보여주는 관념의 형상물이다. 자연히 환각적인 산세와 스토리를 품고 있으며, 조망시점 또한 다양하다.이에 비해 근대기에 탄생한 서양의 풍경화는 고정된 지점에서 조망 가능한 것을 보는 관찰자적 어법으로 되어 있다. 한국 근대기 문학서의 표지에는 이런 동서양의 화법이 혼종적으로 보이다가,점차 외부의 전경이 아닌 내면의 서사와 심성을 드러내는 풍경으로 변환되기 시작했다.이는 전통문학 속의 평면적이며 전형적인 주인공들이 사회와의 갈등을 표출하면서 입체적인 근대인으로 변모해나간 것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r 별건곤 j(개벽사,1933.7) 『천변풍경 j(박문사,1947)
r 별건곤 j(개벽사,1933.7) 『천변풍경 j(박문사,1947) 딱지본 속의 풍경들 이 표지의 대비되는 지점에 도화가 핀 산천 속에 한 가족이 등장하는r구의산j이 있다. 민화나 불화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전형적인 구름, 아홉 겹 중국 고사 속의 산세, 기와집 앞의 서판서 가족의 모습은 스토리를 품은 딱지본 표지의 전형이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표지는 잡지 r별건곤j의 표지로 이는 도심의 간판과 네온이 흐르는 풍경을 만화적 기법으로 그린 것이다. 당시 일본식으로 크게 제작된 간판들은 ‘경성 각 상점 간판 품평히’(별건곤, 1927.1)에서 김복진, 안석주의 대담을 통해 면밀히 비평을 받았고,“난장이가 큰 갓을 쓴 모양”으로 이야기되곤 했다. 외부 경관에 감상자의 심미적인 태도가 중첩되어 환기되는 것이 풍경이라면,‘천당이 가깝다’ 「창德)j(정옴사, 1948) r 백록담/문장사, 1943)
내면의 풍경과 추상적 풍경 호홉씨작사, 1954) 고란초/문영사, 1948) 제3인간乳(을유문화사, 1954》
「백두산등척기 j(유성사서점, 1931) r그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 (문학과지성사,1978) 한나절 포긴 백록담은 쓸쓸하다. 나는 깨다 졸다 기도조차 잊었더니라"라고 끝나는 백록담에서의 이 쓸쓸함이 앞표지와 뒤표지에 멀리 떨어져 있는 사슴들로, 마치 환각처럼 앞에 그들에게 날아온 나비로 표현된 듯하다. 윤동주의 r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J에서 보이는 프러시안 블루, 검은색과 흰색의 어두운 밤 언덕은 한국인의 가슴에 영원히 순수의 청년으로 남은 윤동주의 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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