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두 개의 수영장 이야기 / 조현신(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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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라는 단어는 대부분 역동적인 움직임과 다이내믹한 어떤 장면을 연상케 한다. 활발한 몸의 움직임과 그에 따라오는
표백된 공간과 신체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슬로바키아 화가로 2014년에 스위밍 풀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그녀는 현재 슬로바키아에서 1930년대에 지어진 수영장 13개를 찾아다니면서 그곳을 자신의 감성으로 해석하여 재현하고, 인물을 배치하여 작업을 완성한다. 그녀의 사진 속에는 움직임이 없다. 물도 움직이지 않으며, 사람도 움직이지 않는다. 모델들은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있으며, 조각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으나, 복제된 인형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정적인 수영장의 모습. 이는 생명이 결여된 장소성, 표백된 신체를 지시한다. 하지만 파스텔 색채의 아름다운 배합과 햇살의 농도, 모델들이 보여주는 창백한 아름다움이 결합되면서 조용한 그녀의 사진들은 부인할 수 없는 망막적 아름다움을 남긴다. 이런 느낌은 아마도 그녀가 제시하고자 한 스파르타키아다(Spartakiada)의 한 측면에서 기인하는 것이리라. 스파르타키아다는 구 소련이 서구의 올림픽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낸 올림픽으로 첫 대회는 1928년 모스크바에서 개최되었다. 올림픽을 고대 올림픽의 귀족적 성격을 계승한 ‘자본주의적 축제’로 규정지으며 스파르타키아다가 창설되었고, 체코슬로바키아와 알바니아도 이를 본 따서 만들었다. 마리아 스바르보바의 사진 작품은 당시 5년마다 개최되던 체코 공산 정부하에서의 그녀의 기억을 기반으로 제작되고 있다. 그렇기에 그녀의 작품 속에는 혹독한 훈련과 강박적인 몸동작에 대한 미묘한 뉘앙스가 배어있는 듯하다. 집단주의 체제하 훈련 결과의 감성을 드러내는 듯, 정지된 그들의 신체가 무심한 햇살, 깨끗하고 조용한 물 표면, 파스텔 색조의 과거 수영장 등의 모습들과 대조되면서 독특한 감성을 자아낸다. 이 느낌은 신체의 격동성이나 움직임이 당연히 예상되는 공간에서 그것이 주는 기쁨이 사라졌을 때의 건조하고도 정지된, 무감각의 느낌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예술가의 초상>(1972)
데이비드 호크니, <더 큰 첨벙>(1974)
내밀한 욕망의 신체와 그 표상
글을 쓴 조현신은 현재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디자인 역사와 이론을 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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