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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팬콧 대표, "브랜드 정체성이 곧 성공의 열쇠" / 최정욱(공업디자인학과 97) 동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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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이 곧 패션계의 글로벌 성공 열쇠로 작용할 것입니다." 최정욱(38) 브랜드인덱스 대표는 유니클로와 같은 거대 패션 기업이 탄생하게 된 원인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특히 국내 패션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만큼 패션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이어갔다. ◆같은 회사, 각기 다른 세 브랜드의 정체성 최 대표는 "브랜드의 가치는 시각에 따라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뚜렷한 정체성으로 성장한 브랜드가 글로벌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것"이라며 "국내 대형 회사는 정체성보다 국내 유통망 확보에 치우쳐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브랜드 정체성과 조직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훌륭한 회사들이 더 많이 나오길 바라면서. 이 같은 고민의 흔적은 최 대표의 회사 운영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최 대표가 운영 중인 브랜드인덱스는 현재 각기 다른 정체성과 행보를 보이는 3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팬콧과 플랙, 비욘드 클로젯이 그 주인공이다. 팬콧은 국내 순수 창작 캐릭터와 독특한 색감의 디자인을 기반으로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로, 노란 오리 이미지가 적용된 용품들이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현재 팬콧이 갖는 특이점은 국내보다 중국에 매장 수가 많고 매출도 역전했다는 것이다. 브랜드 플랙은 한국 이미지와 브랜드 정체성을 가지고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 시장을 공략 중이다. 실제 미국의 '삭스 피프스에비뉴'(Saks Fifth Avenue), 프랑스의 '봉마르쉐'(Bon Marche), 영국 런던의 '셀프리지'(selfridge)와 '하비니콜스'(harveynichols) 등에 유통망을 확보했으며 세계 유명 백화점에도 다수 입점해있다. 비욘드클로젯은 대한민국 대표 디자이너 고태용씨와 함께 운영하는 브랜드다. 이미 세계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에 보다 전략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 세 브랜드는 같은 회사에 모태를 두고 있음에도 그 브랜드 가치가 확고히 다르다. 귀여운 이미지의 캐릭터를 앞세워 발랄한 느낌을 갖는 팬콧과 달리 비욘드클로젯은 현대적이고 시크한 감성을 가득 담았다. 플랙은 품질 좋은 청바지를 필두로 내세운 브랜드다. 가수 지드래곤이 입어 화제를 일으킬 만큼 세련된 느낌의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해외 시장 반응도 좋은 편이다. ◆'한류' 타고 브랜드인덱스도 승승장구 최 대표는 한류, 즉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이러한 노력에 큰 보탬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를 다녀보면 한국의 이미지가 정말 좋아서 놀랄 때가 많았다"며 "해외 사람들이 한국 브랜드가 앞서가고 세련된 이미지를 가졌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 글로벌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수준의 작은 브랜드들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한국 패션의 미래는 아주 밝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팬콧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검증된 베스트 제품들을 단순히 옮겨가지 않고 현지에 맞게 최적화했다"며 "팬콧의 또렷한 색상의 순수 창작 캐릭터가 성인뿐 아니라 키즈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며 중국 시장에 안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 대표는 중국 최적 파트너와의 라이선스를 통해 현지 중심의 사업을 전개했으며 기존 브랜드의 실패 사례를 답습해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다. 그는 "팬콧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캐릭터 패션인 만큼 사이클이 짧다는 한계가 있는데 이를 뒤집어 기회로 생각했다"며 "중국 내 캐릭터 의류의 강자인 '폴프랭크'와 손잡고 디자인실을 통합 운영해 제품의 현지화에 적극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은 중국 시장에 제대로 작용했으며 현재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 '엑소'의 일원 레이를 전속 모델로 발탁하기에 이르렀다. ◆패션이 좋았던 학생, K-패션 꿈꾸는 선구자로 최 대표는 아직 30대임에도 3개 브랜드를 론칭하며 세계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사실 흔히 말하는 '금수저'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사업이 꿈이었으며 인터넷에서 패션 아이템을 팔면서 사업을 시작해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았다"며 "부모님은 평생 교직에 몸담으셨으며 금전적인 부분 대신 사업적 고민으로 힘들 때 묵묵히 믿어주고 의지가 돼주신 분들"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사업의 대상이고 브랜드의 목표"라며 "우선적으로는 인기를 선점한 팬콧차이나를 토대로 동남아시아와 인도까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경기 부진과는 별개로 과거와 많이 달라진 패션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그는 "패션에 소비하는 비용이 과거와 달리 크게 줄었다"며 "예전에는 입는 것이 나를 표현해주는 데 비교적 큰 부분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내가 먹는 것, 여행하는 것, 취미 생활, 여가 생활 등 ‘나’를 표현할 방법이 너무 많아져 돈을 쓸 곳도 다양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비교적 ‘옷’이라는 것에 큰 비용을 쓰지 않는 라이프 스타일의 시대 속에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자만이 생존할 것"이라고 부언했다. 최 대표는 "팬콧의 빠른 사이클이라는 한계를 기회로 바꿨던 만큼, 패션 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일을 해내고 싶다"며 "K-패션(한류 패션)의 성공적인 사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했다.
197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2003년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과를 졸업 후 같은 해 인터넷쇼핑몰 'ztreet 500m'를 열었다. 이후 2008년 브랜드 팬콧을 처음 선보인 뒤 'plac jeans'과 브랜드 인덱스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갔다. 최 대표는 2013년 기업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으며 중국과 뉴욕 등 세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원문보기 : http://www.ajunews.com/view/201607270919371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