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이런 금융인③] "부동산 연구하느라 승진도 늦었어요" / 고준석 (영문 94) 동문
2004-05-25 18:50

신한은행 고준석 재테크팀장


“부동산 연구하느라 남들보다 승진이 5년이나 늦었어요.” 신한은행 고준석(39) 부동산재테크팀장의 직위는 ‘차장’. 1990년 입행 동기들은 한 단계 높은 ‘부부장’ 직위를 달고 있다. 고씨는 “부동산 공부에 밀려 승진 시험은 번번히 낙방했다”며 “승진해야지 부동산은 왜 배우냐던 고참·동료들이 이제는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고씨가 고정적으로 상담하는 고객은 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만 200명 선. 한 번 상담한 사람의 80~90%가 그를 다시 찾는다. 신한은행에서 부자 고객의 부동산 문제를 상담할 사람은 고씨가 유일하다.

고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5시10분 기상으로 시작된다. 오전 7시30분 출근, 고객 이메일에 답장하면서 업무를 시작해 고객 상담과 현장 방문이 이어진다. 저녁엔 동국대 경영대학원에서 ‘부동산금융’, ‘부동산 재테크 전략’ 강의까지 쉴 틈이 없다.

국민대 영문학과를 졸업, 외환 담당 은행원으로 시작했던 고씨는 1995년 본점 여신관리부에서 ‘경매’ 업무를 맡으면서 부동산과 인연을 맺었다.

고씨는 IMF를 거치면서 5년간 경매만 2000건을 진행했고, 이때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2000년 부동산학 석사를 마쳤고, 작년부터 동국대 박사 과정에서 부동산 상속·증여세법을 전공하고 있다. 고씨는 작년부터 사내 부동산 강좌를 열어, 현재까지 320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방현철기자 banghc@chosun.com )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