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속의 국민

'똑같은 대학 영문 이니셜' 어찌합니까

[중앙일보 2005-08-23 05:10]

[중앙일보 한애란] 학교 이름의 영문 머리글자(이니셜)를 홍보 수단으로 사용하는 대학이 늘면서 비슷한 이니셜을 놓고 국내 대학뿐 아니라 외국 대학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세종사이버대학은 학교 이미지 개선을 위해 6월부터 기존에 쓰던 SJCU(Sejong Cyber University)란 이니셜 대신 USC(University of Sejong Cyber)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달 초 미국 남가주대학 재단이사회가 세종사이버대학에 USC란 이니셜의 사용 중지를 e-메일로 정식 요청해 왔다. 남가주대학의 영문명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와 혼동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세종사이버대는 내부 논의 끝에 USC의 사용을 중지하고 SJCU를 다시 쓰기로 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국내에 USC 관련 상표가 등록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하는데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마찰을 피하기 위해 사용을 중지했다"고 밝혔다.


'KU'는 여러 대학의 신경전 대상이다. 건국대는 5월부터 새 이니셜을 KU로 정하고 홍보에 나섰다. 이에 대해 고려대는 '글로벌 KU 프로젝트', 학교 소식지(KU-News), 자체 포털사이트(KUPID) 등을 통해 'KU=고려대'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두 대학 모두 KU의 독점 사용을 위해 상표권 등록을 시도했으나 KU는 일반명사여서 고유상표로 등록하기 어렵다는 법률자문 결과에 따라 포기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학교 인터넷 주소도 'www. ku. ac. kr'로 바꾸려 했으나 이 도메인의 소유권을 가진 국민대 측이 양도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국민대는 원래 'www. kmu. ac. kr'을 사용하려 했으나 계명대가 이미 쓰고 있어서 대신 'ku'를 택했다고 한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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