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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성진 국가청렴위원회위원장 (전 총장)
[정성진] 청렴하게 업그레이드!

[한겨레21 2005-07-22 18:12]


[한겨레] ▣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공직사회의 부패 문제 해소를 깃발로 내건 대통령 직속 부패방지위원회(부방위)가 출범 3년 반 만에 일대 변신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된 개정 부패방지법에 따라 7월18일부터 ‘국가청렴위원회’로 문패를 바꿔달고 둥지도 서울 계동 현대그룹 빌딩으로 옮겼다.

개정법은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호 장치를 강화하고, 신고자에 대한 보복 행위를 엄격히 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아 앞으로 부패방지 활동에도 적잖은 변화를 예고한다.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정성진(65) 위원장은 부방위의 문패를 바꿔다는 것에 대해 “미래지향적이고 긍정적인 뜻을 담자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각도로 파악해본 결과, 10명 가운데 8명꼴로 부패방지라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뜻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의미를 담는 게 좋겠다는 반응이었다.” 기관의 이름이 바뀐 것 이상으로 큰 변화는 부패 고발을 촉진할 장치가 크게 보강된다는 점이다. 내부 고발자에게 인사상 불이익 등 보복 행위를 할 경우 이전까지는 과태료만 물리던 것을, 바뀐 법에서는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또 신고자가 면직 등 불이익을 당했을 때 최고 20억원까지 보상해주도록 했다.

“그동안 부패 행위를 신고받고 검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에 이첩한 뒤의 결과를 보면 역시 내부 고발자의 역할이 크다는 걸 실감한다. 대략 75~80%는 사실로 확인될 정도다.” 김 위원장은 몇번의 인생 굴곡 중 대학교수 시절을 가장 좋았던 때로 꼽는데, 아직 검찰 이미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1993년까지 꼬박 25년 동안 검찰에 몸담은데다 요직 중의 요직인 대검찰청 중수부장을 거쳤기 때문인 듯하다. 어느 순간 공직에 염증을 느껴 검찰을 떠난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 일본 게이오대 연구원 생활을 거쳐 1995년 국민대 법학과 교수로 발탁됐다. ‘퇴수’(退修·때가 되면 조용히 물러나 수양함)의 생활철학이 빛을 발한 셈이다. 그는 훗날 국민대 총장을 역임하며 재정 건실화, 학내 분규 해소 등 대학 경영에서도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8월부터 부방위를 이끌어온 정 위원장은 “공직사회의 청렴도가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는 있어도 아직 세계에서 47위권일 정도로 대단히 미흡하다”며 “정부의 행정 역량에 시민사회의 참여를 보태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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